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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프장 리뷰

시드니 골프 블루마운틴 블랙히쓰(Blackheath) 골프클럽 라운딩 후기

by nomadaus 2026.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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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운틴의 겨울 골프, Blackheath Golf Club 라운딩 후기

 

블루마운틴이라고 하면 한국에서 시드니를 여행했던 분들은 아마 가장 먼저 세 자매봉(Three Sisters)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시드니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블루마운틴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세 자매봉을 비롯한 아름다운 전망대는 물론이고, 곳곳에 자리한 트래킹 코스와 시드니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뚜렷한 계절의 변화, 그리고 자연 속에 녹아든 멋진 골프장들 때문에 종종 찾게 되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오늘은 그중 한 곳인 Blackheath Golf Club 라운딩 후기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일요일 오전 9시 30분 티오프.

이날 블루마운틴의 날씨는 최저 기온 1도, 최고 기온 13도. 시드니 기준으로는 제법 추운 겨울 날씨입니다.

아침에는 꽤 쌀쌀하겠지만, 라운딩이 끝나갈 무렵인 점심시간쯤에는 조금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블루마운틴으로 향했습니다.

시드니에서 출발하면 약 1시간 30분에서 1시간 50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당일치기 골프를 즐기기에 부담 없는 거리이면서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선 덕에 오전 8시 30분쯤 골프장에 도착했습니다.

티오프까지 한 시간이 남아 있어 근처에 있는 에반스 룩아웃(Evans Lookout) 에 잠시 들러 보기로 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250m 정도만 걸어가면 눈앞에 블루마운틴의 웅장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골프를 치러 왔다는 사실도 잠시 잊은 채, 저 아래로 이어지는 그랜드 캐년 트랙(Grand Canyon Track)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목적은 골프.

트래킹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다시 골프장으로 향했습니다.

 

함께 라운딩하기로 한 지인들이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차장은 한산했고, 1번 홀 티박스에도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20분 정도 전에 아버지와 아들로 보이는 호주인 두 명이 출발한 것을 제외하면 코스 전체가 조용했습니다.

'오늘은 황제 골프가 되겠는데?' 라는 기대를 품고 첫 티샷을 날립니다.

 

 

1번 홀 옆에는 호주 국기와 함께 포탄처럼 생긴 조형물이 하나 세워져 있었습니다.

왜 이런 조형물이 이곳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골프장 분위기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 오히려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왜 이곳에 이렇게 있을까 별로 어울리지도 않는것 같은데. 그냥 무시하며 첫홀을 시작합니다.

 

 

날씨는 조금 쌀쌀했지만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에 햇볕은 무척이나 따뜻합니다.

다만 겨울이다 보니 코스 곳곳에는 최근 내린 비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카트가 지나간 자국이 선명하게 남을 정도로 땅이 부드러웠고, 일부 구간은 제법 질퍽한 상태였습니다.

가을에 방문했다면 단풍으로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나뭇잎이 떨어지고 겨울로 넘어가는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시드니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몇 홀을 지나자 버기를 끌고 플레이하는 팀들이 간간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코스는 한산했습니다.

앞뒤 팀의 압박 없이 여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블루마운틴까지 올라온 보람이 느껴졌습니다.

변해가는 계절의 풍경을 감상하며 즐기는 일요일 아침 골프.  이것이야말로 블루마운틴 골프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2번 홀을 지나서야 프로샵에서 스코어카드를 받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오늘은 점수보다 즐거움이 우선인 진정한 명랑골프가 됩니다.

 

예전에도 느꼈던 부분이지만, 이 골프장은 전반 9홀과 후반 9홀의 분위기가 상당히 다릅니다.

골프코스의 중앙에 위치한 전반 9홀은 레이아웃도 탄탄하고 관리 상태도 훌륭합니다.

페어웨이와 그린 모두 수준급이며, 시드니의 많은 골프장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반면 전반 9홀을 감싸고 있는 후반 9홀은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곳곳에서 재정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일부 홀은 임시 코스로 운영되거나 폐쇄된 상태였습니다.

측면 경사가 심한 홀도 있어 플레이 난이도가 높았고, 아직은 조금 더 정비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골프장의 매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홀이 있습니다.

바로 16번 파3 홀입니다.

130m 남짓한 짧은 홀이지만, Blackheath Golf Club의 시그니처 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을 넘어 갈대가 우거진 습지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그린은 시각적으로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그린에서 바라본 코스는 아직 남아 있는 단풍과 함께 더할 나위 없는 멋진 풍경을 선사해 줍니다.

짧은 홀이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홀입니다.

 

 

일요일 아침, 좋은 사람들과 함께 조용하고 여유로운 골프를 즐기고 싶다면, 그리고 블루마운틴의 숨겨진 매력과 전망까지 함께 경험하고 싶다면 Blackheath Golf Club은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골프장입니다.

시드니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계절의 변화, 소음 대신 새소리가 들리는 고요함, 그리고 앞뒤 팀의 압박 없이 즐기는 여유로운 라운딩.

블루마운틴이 골퍼들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