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라운드에서 스코어를 결정짓는 마지막은 바로 그린(green)입니다. 드라이버를 잘 쳐도 퍼팅에서 무너지면 허무하죠. 그래서 프로들이 “Drive for show, putt for dough(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라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그린 위에서 룰과 매너를 잘 모른 채 플레이하다가 동반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심지어 벌타까지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린 위에서 꼭 알아야 할 규칙과 매너를 정리해보겠습니다.

1. 공 마크와 위치 표시 (Rule 14.1a)
그린 위에서 공을 집어 들려면 반드시 마크(marker)로 공의 위치를 표시해야 합니다. 작은 동전이나 전용 마커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저는 예전에 친구와 라운드하다가, 공을 그냥 집어 들고 “여기쯤이었어”라며 대충 내려놓았다가 멋적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규칙상 이는 위반이며, 벌타가 주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습관처럼 항상 마커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매너 팁
- 마커는 최대한 작은 것을 사용해 다른 사람의 퍼트 라인에 방해되지 않게 합니다.
- 상대방이 요청하면 마커를 살짝 옮겨주되, 반드시 그 후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합니다. 마커를 옮겨 줄때는 반드시 기준이 되는 나무나 목표를 설정해 놓고 퍼터의 헤드 만큼 옮겨주면 됩니다.
2. 퍼트 라인 존중 (Rule 13.1e)
그린에서 가장 민감한 것이 바로 퍼트 라인입니다. 다른 사람의 라인을 밟거나 흙을 떨어뜨리면 큰 실례가 되죠.
시드니의 한 프라이빗 코스에서 라운드할 때, 초보 골퍼 한 분이 동반자의 라인을 계속 가로질러 다녔는데, 동반자가 “골프에서 제일 중요한 매너가 뭔지 아냐? 남의 라인 건드리지 않는 거야”라며 조용히 알려주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매너 팁
- 라인은 최대한 돌아가서 피해 주기.
- 꼭 지나가야 한다면 라인을 뛰어 넘거나, 발을 가볍게 디디고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주의하기.
3. 깃대(flagstick) 다루기 (Rule 13.2)
2019년 규칙 개정 이후로는 깃대를 꽂은 채로 퍼팅하는 것이 허용되었습니다. 오히려 요즘은 깃대를 꽂아둔 채 퍼팅하는 프로 선수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마추어 라운드에서는 동반자끼리 깃대를 어떻게 할지 미리 이야기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너 팁
- 깃대를 뽑고 싶다면 미리 요청하기
- 퍼팅이 끝나기 전까지 깃대를 갑자기 움직이지 않기. 특히 바람 부는 날에는 깃발과 깃대를 함께 잡아서 깃발이 날리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한다면 더 좋죠
저는 개인적으로 롱 퍼트에서는 깃대를 꽂아둔 채로 치는 게 거리감 잡기에 편하더군요. 하지만 미들이나 숏 퍼트에서는 깃대를 뽑아두는 걸 선호합니다.
4. 퍼팅 준비와 플레이 속도 (Rule 5.6)
그린 위에서 시간을 너무 오래 끌면 플레이 흐름이 깨지고, 동반자들에게 부담을 줍니다. 그린에서도 준비가 되면 바로 플레이(Ready Golf)를 권장합니다.
한번은 동반자가 그린에서 오랫동안 라인을 읽고 또 읽으며 고민하다가, 결국 짧은 퍼트를 놓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장고끝에 악수라는 말이 있듯이 사실 너무 오래 고민한다고 좋은 결과가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닙니다.
매너 팁
- 라인 읽기는 빠르고 간단하게.
- 남이 퍼팅할 때는 조용히, 시야에 방해되지 않게 대기하기.
- 특히 그림자가 퍼팅라인에 들어 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5. 그린위에서 퍼팅한 공이 그린위의 다른 공에 맞았을 때 (Rule 11.1a)
마크해 달라는 요청없이 그린 위에서 퍼팅하다가 다른 정지된 공에 맞으면 2벌타가 적용됩니다. 이 경우, 볼을 친 사람은 그 자리에서 벌타후 플레이를 이어가게 되고, 맞은 공은 원래 자리로 되돌려야 합니다. 단, 마크 좀 해 줄래라고 요청을 했는데, 상대방이 아니야 괜찮아 라고 하면서 마크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마크하지 않은 사람이 1벌타를 받게 되며, 맞은 공은 원위치로 가야 하고 맞춘 공은 그 자리에서 플레이를 이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매너 차원에서 퍼팅 전 “마크 좀 해줄래?”라고 요청하고, 요청에 따라 마크를 해 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6. 그린 정리 – 디봇, 볼마크, 스파이크 자국
그린 위에서는 자신이 만든 흔적을 반드시 복구해야 합니다. 공이 떨어지면서 생긴 볼마크, 스파이크 자국 등을 수리하지 않으면 다음 플레이어가 피해를 보게 됩니다.
저는 시드니의 퍼블릭 코스에서 가끔 볼마크가 방치된 그린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작은 수고로 모두가 더 나은 환경에서 플레이할 수 있으니, 디봇 수리 도구를 항상 휴대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마무리
티잉구역과 마찬가지로, 그린은 플레이어의 집중력이 많이 요구되는 구역입니다. 때문에, 그린 위에서의 태도와 매너는 상대 플레이어에 대한 존중이고 매너이기에 스코어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깔끔하게 플레이하고, 동반자를 배려하는 모습이야말로 진짜 실력자의 품격을 보여줍니다. 규칙은 어렵지 않습니다. 작은 습관만으로도 모두가 즐거운 라운드를 만들 수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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